지난달 쿠팡에서 3370만 명이라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는 탈팡족(쿠팡 이탈자들)을 흡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쿠팡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생길 수 있는 쿠팡 이탈자(탈팡족)를 잡기 위해 타 이커머스 업체들은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틈새 공략에 나선 것이다.
SSG닷컴은 장보기 결제 금액의 '7% 고정 적립'과 더불어 '티빙 OTT'를 제공하는 신규 유료멤버십 '쓱세븐클럽'을 내년 1월 출시 예정이다. 7% 적립률은 이커머스 업계 최고 수준이다. 11일 SSG닷컴에 따르면 '쓱세븐클럽'의 사전 알림 신청 고객은 2일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다.
G마켓도 내년 상반기 안에 신규 유료멤버십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근 준비에 한창이다.
G마켓과 옥션이 오는 21일까지 진행하는 '빡세일 크리스마스' 프로모션은 식품·생필품 할인 기간을 기존보다 늘려 새로운 소비자층 유입을 노리고 있다.
11번가는 최근 빠른배송 서비스 '슈팅배송'과 시즌형 기획전을 연계해 생필품 위주의 배송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쿠팡의 대표 경쟁자라 불리는 네이버(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내년 1분기까지 새로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단순 검색과 제품 추천을 넘어 정밀도를 높임으로써 네이버만의 차별점을 내세울 전망이다.
15일 모바일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이후 11번가, G마켓,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가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129만 명이던 11번가의 이용자 수는 이달 3일, 160만 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37만 명이던 G마켓의 이용자 수는 최대 171만 명까지 늘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이용자는 107만 명에서 154만 명으로, SSG닷컴 역시 41만 명에서 54만 명까지 각각 증가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이용자 수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일제히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쿠팡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이 반사이익이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 8일 기준 쿠팡의 일간 이용자 수는 1591만 명으로 전일 1610만 명 대비 소폭 감소했다. 다만 쿠팡 사태 전주의 평균 이용자 수도 1500만~1600만 명대를 오갔기 때문에 뚜렷한 탈팡 현상은 관찰되지 않고, 오히려 평상시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탈 현상이 일부 있을 수는 있지만 확실히 이탈이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직 배송이나 상품 수 등 측면에서 쿠팡을 따라올 수 있는 업체가 없는 상황인 만큼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