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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백화점 우수고객(VIP)이 되기 위해 '구매실적'을 거래하는 게 유행하고 있다. 매해 연말마다 반복되는 행태에 백화점 업계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부정거래를 한 고객을 일일이 잡아내긴 어려워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적발 시 업무방해죄에 해당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구매실적 거래란 백화점에서 소비활동을 통해 내년도 VIP 등급을 미리 달성한 고객이 타인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초과 구매한 금액을 대신 적립해주는 행위다.

통상 실적 거래 방법은 실적을 판매하려는 판매자가 상품을 결제한 뒤 구매자의 휴대폰 번호로 적립해주는 구조다. 판매자가 이미 물건을 구매한 경우라면 재결제, 사후 적립이 되지 않은 백화점은 결제변경을 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백화점 VIP가 되면 발렛 파킹, 무료 주차권, 라운지 이용, 명절 선물처럼 혜택이 다양하고 등급에 따라 혜택도 차별화돼 있다. 자신이 원하는 VIP 등급을 일찌감치 채운 사람은 남은 구매실적을 팔려고 하고, 원하는 등급의 실적을 채우지 못한 사람은 실적을 사려고 하는 것이다.

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매년 12월부터 1월 사이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백화점 등은 고객들의 1년 구매실적을 합산해 VIP를 통보한다. 롯데백화점은 12월부터 다음 해 11월까지 실적을 합산해 VIP를 선정하고 그 혜택은 내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유지된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1월부터 12월까지의 실적을 합산해 내년 1월 VIP 선정 안내가 되면, 2월부터 그 다음해 1월까지 VIP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백화점 VIP 구매실적 거래가 기승하는 이유기도 하다. 매년 연말·연초는 구매실적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율이 가장 높다.

백화점은 실적 거래를 막기 위해 사후 적립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특정 브랜드의 구매 금액이 과다하거나 비정상적인 매출로 판단되는 경우 VIP 선정에서 제외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실적 거래 행위는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노아라 법률사무소 찬란 대표변호사는 "실적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백화점에 대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 업무방해가 인정되면 형법 제314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실적 구매자의 경우, 신고된 소득에 비해 과다한 지출이라고 확인되면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세무조사에서 타인이 쓴 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조세범처벌법 제3조 제1항의 '사기나 그 밖에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환급·공제 받은 세액의 2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급형에 처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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