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10일,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셧다운 사태까지 겹치며 원화 가치에 불리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00원)보다 23원 오른 1423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14일 장중 고가(1421원) 이후 약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환율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관세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대규모 대미 투자 압박이 해소되지 않은 점이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500억 달러를 '선불'로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인해 일부 기능은 9일째 마비된 상태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역외 환율 추세가 실제로 반영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며 "다른 화폐보다도 원화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데는 관세 협상의 영향이 큰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설, 연휴 직후 환율이 15원 가까이 급등했던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월 31일, 6일 간의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원·달러 환율은 24일 종가(1431원) 대비 21.4원 증가한 1452원까지 뛰었다.